Le Tempestaire

Le Tempestaire ★★★★

역시 이 감독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해야 어울린다. 단순한 파도 소리 조차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템포의 편집이 놀랍기만 하다. 내용은 간단히 말해서, 한 소녀가 태풍이 와 바다로 떠난 애인이 걱정되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결국 태풍을 조종하는 사람에게 가서 비는 이야기이다. 근데 중요한 것은 감독이 배경을 찍는 구도이다. 아까 본 <세계의 끝>이 비슷한 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지만, 배경 쇼트들이 너무 지나치게 많이 끼어있었다면, <태풍>에서는 적절하게 (단편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한두 쇼트와 인물 쇼트를 교차편집 해서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대단하다. 연출도 연출이지만 이 영화를 보고 포토제니론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역시 포토제니론에 어울리는 것은 리얼리즘이 아닌 판타지다.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훗날 린치의 이중노출이 어떻게 영화를 환상과 꿈의 세계로 데리고 갔는지 생각해보면, 장 엡스탱의 영화 또한 사실의 세계를 허구의 세계로 가져가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신비주의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면, 적어도 다큐멘터리식의 포토제니론의 방향을 바꿨다면 어떻게 평가되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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