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pple ★★★★

처음으로 감상한 이란 여성 영화 감독의 작품이다.

보수적인 종교 종사자 아버지와 시각장애인 어머니에 의해 11년 간 집안에 갇힌 채 키워지다가, 여성 사회복지사에 의해 처음으로 바깥에 나가게 된 이야기다.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흥미롭지만, 나는 이 영화를 아랍권 여성 전체의 이야기로 해석하고 싶다.

아버지와 사회복지사의 대화 중에서 '아이들이 남자였다면 당신(아버지)과 같이 밖에 나가서 돌아다녔을 것'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아버지가 영화 내내 반복하는 주장 중에 하나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문을 잠갔다'인데, 이 '안전'도 주로 '남자들로부터의 안전'임을 주창한다. 여성은 꽃, 남성은 태양이라며 남성의 시선(햇빛)이 여성(꽃)을 시들게 한다는 구절을 배운 아버지는 남자아이들이 찬 공이 마당에 떨어질까봐 딸들을 마당에도 못 나가게 한다. 특히 아버지는 딸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이는 오히려 피해자의 입장에 있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의해서 자유를 억압당하는 성차별적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 제목도 그러하듯이 사과는 영화 전체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맨 처음으로 사회복지사와 함께 센터로 갔다가 돌아올 때 자매는 사과 하나를 챙긴다. 또, 사과 하나에 이끌려 집 앞 골목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오게 되고, 처음으로 돈을 주고 산 것도 사과이며 처음 사귄 친구들에게도 사과를 나눠준다. 이 영화에서 사과는 온갖 긍정적인 것을 다 상징한다고 해도 무방한 것 같지만 나는 사과가 희망, 특히 억압받는 여성들의 희망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싶다.

엔딩 직전까지 영화를 보는 내내 신경이 쓰였던 건 시각장애인 어머니다. 이 어머니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아버지와 같은 부류로만 묘사하는 것 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는데, 마지막에 어머니도 집 밖으로 나와서 사과를 잡는 엔딩으로 영화를 완벽하게 끝냈다.